나만의 소확행

넷플릭스 리뷰- 빨간머리앤 시즌3 (Anne with an E) 주관적인 리뷰, 및 시즌4 방영 여부, 스포주의

열버 2020. 7. 12. 09:36

한국에선 올초에 넷플릭스에 풀렸지만 캐나다에선 CBC에서 공중파로 방영했기 때문에 여름에야 풀렸다. 

시즌2 이후로 오래 기다렸던 빨간머리앤(Anne with an E) 시즌3! 주관리뷰 두둥!! (스포 포함이에요)

 

Anne with an "E", 앤 셜리

Anne with an E - CBC/Netflix

우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앤! 이번 시즌에서 앤은 자신의 뿌리찾기 + 사랑 찾기가 메인 스토리이다. 자신의 친부모님을 찾기 위해 고아원에 돌아가는 앤. 자신이 부모님께 사랑받았던 아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한다. 그 도중에 앤을 잃고 싶지 않은 마릴라와 갈등이 있기도 하지만 앤은 자신의 부모님의 행방과 뿌리를 찾게 된다.

 

퀸즈 대학에 들어가기 전 앤은 사랑을 알게 된다. 길버트의 고백으로 처음 오는 혼란스러운 사랑의 감정!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길버트와 오해가 쌓이지만 (이때 진심 한국드라마인 줄. 고구마 주의) 길버트와 마음을 확인하고 어른이 되어 인생의 다음 단계로 도약한다. 시즌1의 그 풋풋한 아이들이 이제 서로 키스도 하고 어른이 됐다니 훈훈

 

중간에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조시를 위해 독자적으로 기사를 쓰는데 그 과정에서 조시가 큰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이때 솔직히 앤 도대체 왜이렇게 나대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어쩌겠는가..그래도 정의와 신념으로 똘똘 뭉친 행동파 주인공 앤은 사건을 해결하고 조시와 화해한다.  

 

 

길버트 블라이스

Anne with an E - CBC/Netflix

시즌 3에선 길버트가 PEI로 돌아와 농장 운영 및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닥터 사무실의 어느 예쁜 아가씨와 연애를 한다. 아니 우리 앤은 어쩌고!! 시즌 1부터 역변 없이 훈훈하게 자란 길버트. 아직 애기 같은데 벌써 결혼하겠다고 데이트 하는 모습을 보니 어색하다. 하지만 앤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앤에게 마음을 고백한다. 

 

마리가 수명이 얼마남지 않은 걸 알고 아버지 물건을 훔친 마리의 아들 찾으러 갔을때, 길버트는 마음이 예쁜 찐훈남이라고 생각했다. 

 

기타 등장인물

다이애나 배리

Anne with an E - CBC/Netflix

앤처럼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다이애나. 프랑스인이 사는 아카디안 마을에 하룻밤 묶는 일탈을 저지르기도 하고 비밀연애도 하며, 부모님 몰래 퀸즈대학 입학 시험을 보기도 한다. 시집이나 가라는 부모님과 싸웠을때 다이애나는 무척 상심한다. 하지만 결국 자식과 멀어지는 거라는 마릴린의 충고로 부모님은 다이애나의 퀸즈 입학을 허락한다.

비밀연애할때 앤이랑 크게 싸우는데 전혀 위기감 없고 둘이 너무 귀여움 ㅋㅋㅋ ㅠㅠ 다이애나를 친구로 가진 앤은 정말 복받은 아이다.

 

마릴라와 매튜

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님 마음을 보여준다. 앤이 퀸즈로 떠날려고 하자 퉁명스러워진 매튜, 앤이 부모를 찾으려고 하자 구속하고 널 사랑해서 그런거야라고 외치는 마릴라 아주머니 ㅠㅠ 그래도 현명하게 갈등을 이겨내고 앤을 응원해준다.

 

넷플릭스 앤 시리즈는 원작과 다르게 현대물로 각색한거라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현대의 가치관을 많이 투영한다.

각 캐릭터를 통해서 아동학대, 성소수자, 남녀차별, 캐나다 원주민 탄압, 흑인인권 문제 등의 메세지를 얘기한다.

 

세바스티안 배쉬

Anne with an E - CBC/Netflix

이번 시즌에서 길버트의 의형제?이자 마을의 유일한 흑인가족이었던 세바스찬 커플! 예쁜 딸을 얻지만 아내 메리가 갑작스레 죽는데 그제서야 마을은 진정으로 그 가족을 받아들인다. (백인인 길버트가 메리의 추모기사를 써준 후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또 남북전쟁 이후 흑인노예제도가 철폐되지만 몸에 박은 노예근성 때문에 세바스찬의 어머니는 백인 앞에서 쩔쩔메는 모습 등을 보인다. 

 

카퀫

 

Anne with an E - CBC/Netflix

또 이번 시즌 새롭게 등장한 Mi'kmaq 원주민 가족. 앤은 열린 마음으로 원주민 가족들과 교류하지만 마을의 백인들은 이교도, 계몽이 필요한 무지한 사람들로 취급한다. 그 중 역사적 실화인 Residential School에 대해 나오는데 원주민의 어린아이들을 강제로 부모로부터 데려가서 영어이름을 주고 영어와 기독교를 가르치며 학대를 하는거다. 시즌 초반 사랑스러웠던 원주민 소녀 카퀫도 백인 캐나다 학교에서 탈출한 후 불안감, 분노 등 트라우마가 생긴다. 

 

할리팩스에서 원주민 친구들을 몇 명 사귀었었는데 그들이 말해준 캐나다 정부가 저지른 반인권적인 행위에 진심 개빡쳤었다.

 

그런데 드라마 보면서 웃겼던 점은 이러한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백인이라는 것이다. 인종차별을 당했을때 정의감 넘치는 백인이 옆에서 옹호해줘야하고 친절한 백인이 문제를 항의하러 가야한다. 약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친절한 백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그나마 그 백인들도 문제 해결에 수동적이다. (여성인권 문제를 다룰땐 여성들이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시위를 하러 간다)

 

예를 들어, 일본이 시대극을 만들었는데 학대와 차별을 받는 조선인이 나온다 그런데 억울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친절한 일본인들에게 부탁을 하는건데 그 일본인들은 바쁘다... 그리고 조선인들은 묵묵히 사건이 해결되기를 기다린다. 이렇게 생각하면 열받지 않나? 솔직히 말해서 이번 원주민 이야기는 반성이 아닌 백인의 시점에서 본 기만같았다. (내 주관적 생각) 그리고 원주민에 대한 차별은 백년이 지난 지금도 존재한다.

 

여기서 더 열받는 건 시즌3가 카켓의 문제를 해결안하고 끝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즌4가 캔슬되었다고!!!왓?? 왓??? 불쌍한 카켓은 학교에 갇혀서 학대당하고 카켓 부모님은 딸을 못찾은채 드라마가 아예 종결.

넷플릭스와 CBC의 파트너쉽이 끝나서 시즌4는 제작 계획이 없다고 한다.

 

시즌3도 제작 계획이 없었는데 사람들의 성화로 만들었다고 했다. 시즌4 제발 만들어주세요.카퀫이 부모님과 무사히 재회하고 앤이 대학생활 하고 길이랑 장거리 연애하는거 보여줘야죠 ㅠㅠ

 

Anne with an E는 실제 캐나다 동부를 배경으로 촬영한거라 건축, 자연풍경, 의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3이 제일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캐릭터들과 너무 정이 들어서 그런듯ㅋㅋ 

 

추가로 빨간머리앤 오프닝 The Tragically HipAhead by a Century. 난 드라마 덕분에 알게 됐는데 캐나다에서 매우 유명한 노래였다. 같은 밴드의 Bobcaygeon도 꽤 좋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들어보시길 :)